[커스텀 일지1] 복싱화 커스텀의 시작 / ASICS MatblazerWhite Champagne(asics 1082a001)
다이어트를 위해 복싱을 시작한지도 벌써 8개월차에 접어들었습니다.
복서들의 경기를 찾아보며 화려한 트렁크나 가운, 글러브, 신발을 보며 눈이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는데 말이죠.
윤챔프를 통해 알게 된 커스텀 인스타 계정을 보며서 '하고 싶다!!!', '나도 할수 있는뎈!!!!' 생각만 하던 저는 '내 복싱화를 사서 커스텀 해봐야겠다'고 혼자서 작당모의를 하게 됩니다.
그러던 찰나에
시간을 거슬러 한국의 윤챔프가 아시아의 윤챔프까지 되고 2주 쯤 흘렀을까요.
윤챔프는 '경기 때 마다 신발을 사야하며, 커스텀슈즈는 해외 직구에서 해야한다!'길래 내가 내 신발을 커스텀해보고, '커스텀이 무리가 없다면 도움을 드리겠다!'라고 했는데요.
본인이 신지 않는 신발을 내주시며, '망쳐도 되니까 해보십시오!' 라고 하시더군요.
네 꿈을 펼쳐 봐!
생업이 바쁘고 지쳤다는 핑계로 '난 이제 작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며' 작업을 하지 않았던 지난 날의 나.
'작업을 해야겠다.'고 작정하고 잡는 붓질은 정말 십여년 만인 듯 했습니다.
이렇게 저의 첫 (연습용) 커스텀 슈즈의 서막이 열린 것이지요.
ASICS MatblazerWhite Champagne(asics 1082a001) 285mm
모델은 asics 1082a001 화이트고요.
착용하시던 신발이라서 사용감이 좀 있습니다.
메쉬, 스웨이드, 가죽, 비닐의 소재로 이루어진 신발이고요.
화이트에 골드/그레이가 포인트인 운동화에요.
기존 디자인도 가볍고 이미 예뻐요.
1. 계획
- 커스텀 계획은 밝은 그레이로 신발 전체를 염색한다.
- 골드 부분을 울트라마린 급의 파랑으로 포인트를 준다.
2. 염색
1) 먼저 염색 전 전처리제로 신발의 이물질들을 제거해주고요.
2) 포인트 컬러를 사용하기 전 신발 전체에 염색을 해줍니다.
굵은 소금과 리트다이 가루 염색제와 고착제를 사용했어요.
70도 이상의 물에 굵은 소금을 완전히 풀어주고, 염색제도 완전히 녹여줍니다.
30년은 족히 넘었을 것 같은 김장 장인의 포스로 운동화를 절여주세요.
섬유 염색제이기에 가죽, 비닐 부분은 염색되지 않아요.
마음놓고 절여버리세요.
2-30분 담가놓아야하지만 저는 금방 맘에 드는 색이 나와서 10여분 정도 염색/10여분정도 고착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원하는 컬러가 나와서 기쁜 나머지 김장하다 뛰쳐나온 제 손을 보세요.
내가 원하던 회색이야!!!!
하지만 섬유소재가 아닌 신발 끝 부분, 플라스틱으로 감싸져있는 부분은 염색되지 않았어요.
안타깝지만 그 부분은 그냥 놔두기.
이후 자연 건조 + 열 건조 하였습니다.
3. 채색
염색은 원하는 대로 되었고, 포인트로 사용할 울트라마린급의 파랑색 채색하면 되었습니다.
✔️ 실수 1
스웨이드 소재가 가죽이라고 생각하고, 가죽에 사용하는 마스킹본드를 칠했습니다.
마스킹 본드를 칠하고 로고 부분에 보라색을 칠했다가 맘에 안들어 급히 지웠는데, 물감과 마스킹본드의 대환장 파티.
대환장 파티는 마스킹 본드에서 멈췄어야했어요.
이렇게 하나 배웠습니다.
스웨이드용 물감으로 급하게 스웨이드 부분을 채색해줍니다.
분명 가려지지 않을 것을 알지만, 급한 불을 꺼보려는 나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스웨이드 주변을 마스킹 해주고요.
파랑색을 채색할 부분에 마스킹테이프로 마스킹을 해줍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 두번 세번 했다고 마스킹이 깔끔해지기 시작합니다.
✔️ 실수 2
채색을 시작하는데 '잉...?' 비닐 위에 수채화 처럼 올라가버려 굉장한 상심중이었습니다.
두번 세번 발라도 골드의 존재감이 강하여 내가 원하는 파랑색이 되려면 한 세기는 지나야할거 같았습니다.
작전 변경, 이대로는 안되겠다. 파랑색은 과감히 포기한다!
고춧가루 묻었냐고요...?
이것은 빨강색 반짝이입니다.
'파랑색 위에 빨강색 반짝이를 올려 예쁜 보라색을 만들어보자.'
원래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 그것이 '인생'입니다.
하다보니 상상한 예쁜 보라색이 되지 않더군요.
또 다시 작전 변경! 빨강색 반짝이를 두툼히 올려 '빨강색을 반짝이게 하자!'
영 안예뻐보이네....두꺼운 고춧가루같고 막...
나의 시름이 깊은 듯 했지만 멈추지 않고, 레드를 그렇게 한참을 올리고 말리고 하며 레이어링 해줍니다.
하얀색 가죽 부분에 튀어나온 컬러들과 회색 염색 시 함께 염색 된 실 부분을 화이트로 깔끔히 정리하고 열처리합니다.
4. 완성
작업은 3주 정도 걸린 듯 합니다.
'고작 바디와 포인트 컬러만 칠하는 건데 너무 오래 걸린 것 아니오?' 할수 있지만 직장인이다 보니 주말에나 조금씩 작업을 했기에 오려 걸렸습니다.
라고 핑계를 대겠습니다.
처음 접해보는 소재와 재료들이다 보니 낯설었지만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어요.
하얀색 운동화였기 때문에 염색도 순조로웠고요.
파랑색 채색을 실패하고 계획을 바꾸면서 컬러가 너무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다 해놓고 보니 그레이에 레드가 나쁘지 않은 듯 보입니다.
골드 부분에 전부 레드 반짝이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마스킹 실수 했던 부분은 역시 스웨이드 물감을 위에 올려도 티가 납니다.
이 부분이 저의 아픈 손가락 같은 부분입니다.
예뻐요!
튀어나온 파랑색이 좀 거슬리지만...
내 앞에 있다면 '저기요!' 하고 불러보고 싶은 뒷태를 자랑합니다.
컬러가 아주 장관이네요. 절경이고요.
정말 신이 주신 선물이네요.
이 사진은 왜 초록 빛이 도는지.
발목 부분에 뭐가 찍혔는데 붉은 것을 지우다가 저렇게 자국이 남아버렸어요.
예쁘다.
우당탕탕 커스텀 일지 끝!
총평
- 우당탕탕 했지만 소재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었다.
- 반복작업을 하면 감을 잡을 듯.
- 염색, 채색, 붓질 만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