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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한약 제조 수준이 거의 허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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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사약, 오늘은 한약

어제의 실수를 발판삼아 오늘은 12g에 400ml를 내렸다. 커피를 내리는데 색이 너무 흐려서 '오늘은 보리차마냥 흐리게 마시자!'하고 콕시클 텀블러에 담아가지고 나왔다. 키스헤링과 콕시클의 콜라보! 한국엔 없다. 홍콩에서 날라왔기 때문이다. 깨알자랑이다.

한국에 없는 키스헤링버전 콕시클 475ml(바닥에 먼지는 더럽지만 못본 걸로 해주십사...)

어제의 제조 수준이 사약이었다면, 오늘은 한약이다. 분명 색이 흐렸는데 회사에 와서 보니 이게 한약이냐 간장이냐 뭐냐
대체 어떻게 내려야되는거야아....내일은 정말 맛있을꺼야….ㅋ
아침에 ㅈㅇ씨가 해주는 흥미진진 회식 스토리를 촤아아아아앙아ㅏㅏ악 듣고, 미주라를 줘서 게눈감추듯 순삭!하고 10시 좀 넘어 대표님 환갑이시라고 직원들과 우르르 내려가야했다. 직원들을 거의 모르기 때문에 분위기에 맞춰 박수 좀 치고, 구석에서 준비 된 떡을 와구와구 먹고 배가 산만해졌다. 사실 배는 원래 산만하다.

보통 커피를 진하게 마시면 집중이 잘되는데, 맛이 너무 진했는지 이상하게 아침부터 속이 울렁거리고 싱숭생숭했다.

매니큐어 까진거 부끄러운 허준

또 커피 그리고 리악숀

다들 떡을 먹고 배가 불러 점심을 먹지 못하고, 커피를 마셨다. 얼마전 이사님에게 커피를 산다고 약속해서 좋아하시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 샀다. 나, 개발자 세분이서 점심시간동안 노닥노닥 얘기하면서 쉬었다. 사실 정말 쉬었다. 개발자들의 대화를 1도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에 은은한 미소와 적재적소에 끄덕거림으로 내가 옆에 앉아있음을 어필했다.
얘기 중에 몇백장이나 되는 제안서의 폰트를 일일히 바꾸는 게 싫어 한번에 수정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쓴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흥미로웠다. 나같으면 그걸 언제 다 바꾸나 생각해도 별 수 없이 하나하나 다 바꿀텐데…개발자는 정말 신기하다.
플랫화이트는 별로였다.

플랫화이트를 마셨다. 틀린그림 찾기

오늘 내가 그렇다

오전의 싱숭생숭함이 오후까지 이어졌다. 이유는 세 가지 정도로 추려졌다.

  • 첫번째는 환갑 파티 때문에 왔다갔다하고 어색한 분위기에 이 아싸는 급 피곤했다.
  • 두번째는 티스토리의 방문자가 늘었다. 어제 생활코딩 글을 올려서 그런지 6일전 처음 올린 글의 방문자보다 현시간 20배가 올랐다. 일희일비하지 말자 해놓고, 자꾸 들락날락거리면서 티스토리를 열어봤다.
  • 세번째는 대기업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고 전화가 왔다.

갑자기 절정으로 마음이 이상했다. 전화를 받은 이후부터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땀이 났다. 한약급의 커피를 마니 마셔서 이기도 하지만 긴장되고 두근거리를 느낌이었다. 내가 거기 지원을 했던가? 회사 이름을 잘못들었나? 대기업에 떨어지더라도 면접은 보는 게 낫지 않을까? 왜 연락했을까? 큰 회사 포폴도 없고, 근속 경험도 없는데 왜 나지? 온갖 상상을 하며 집에와서 이력현황을 찾아보았다. 지원부분은 계약직이었다.

내 마음 참 간사하다. 大,中,小가 뭐라고 나는 왜 흔들렸나. 면접을 봐야하나, 어떤 옷을 사야하나 생각하다가, 계약직인 것을 확인하고 짜게 식어버렸다. 일이 필요할 땐 계약직이든 프리랜서든 뭐든 지원해놓고, 막상 연락이 오면 걸러내는 내 모습......오늘 좀 특별히 별로였다.

정승환 노래를 들으면 세상 슬픈 이별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오늘 내가 그렇다.
달이 예쁜 퇴근길이었다.

인생 쓰다. 달달한 날이 오겠지.
일은 정신차리고 다시 연수입을 월수입으로!

잘한다잘한다 하니까 진짜 잘하는 승환이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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